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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테 아키라는 그렇게도 염원하던, 1억엔이 드는, 탄환 적출수술을 위해 일본을 떠났다. 죽을 수밖에 없는 자신의 운명을 뒤집기 위한 수술이었다.그가 떠나고 고토 신타로는 2대 버스가 되었다. 다테 아키라가 그를 키웠다. 그 동안의 시간은 새로운 자기 자신으로 다시 태어나기 위한 기간이었다. 그리고 그는 다시 태어났다. 버스의 장착자로.
두 사람의 버스 장착자는 운명을 뒤집고. 다시 태어났다. 그 공장에서의 일이 있고. 어느새 일주일이 지난 어느 날. 고토 신타로는 자기관리에 엄격했다. 라이드밴더 대의 대장일때도. 다테의 제자일때도. 지금, 버스의 장착자가 되어서도 마찬가지였다. 매일 아침의 러닝을 그만두는 일 같은건 있을 수 없었다.
고토 씨. 수고하십니다!
..뭐냐. 히노, 너냐.
별건 아니고요. 다테 씨, 오늘 수술하신다고 연락 왔거든요. 잘 될 수 있게 같이 응원해달라고.
연락은 언제 받았어. 당장 다음날 수술대 올라가는 사람이라고는 전혀 느껴지지 않을 정도의 활기였다만.
다테씨는 원래 그렇게 활발한 사람이니까요. 언제 챙겨왔을지 모를 수건을 건네주면서 히노 에이지는 미소지었다. 그러다가, 어느새 쫓아온 그리드 앙크에게 잡아끌려. 저멀리 사라져 갔다.
야 에이지!! 내가 메달 찾으러 간다고 했냐 안했냐!!
앙크 미안!! 하지만 역시 이 근처에서 고토 씨가 러닝이라도 하고 있을거라고 생각했으니까!
버럭버럭 화내는 목소리가 작아져 갔다. 히노는 아마 저만치 끌려갔나보다. 한숨을 내쉰 고토는,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숨이 차고 찰 때까지.
이 자리에 오기 위해서. 세상을 지킨다는 욕망을 위해서 몇번이고 넘어지고. 꿈이 멀어져 가는걸 지켜봐야 했던가. 부대원들이 모두 목숨을 잃고. 자신이 아니라 다테 씨가 버스를 처음 장착했을 때도. 뒤돌아볼 여유 같은건 없었다. 달려야 했다. 그렇게 달리다가 몇번이고 넘어지고. 깨져서야. 자신은 새로 태어날 수 있었다.
지금 다테 씨가 계셨다면 뭐라고 하셨을까. 그렇게까지 무리하지 말라고? 아니면 오늘도 1억 벌러 가자고? 분명히 느긋한 소리나 하셨겠지. 고토는 잠시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신기할 정도로 눈부시게 맑은 하늘이었다.
회장님 전언입니다.
고토군!! 지금 당장 본사로 와주게나!! 급한 일이야!!
사토나카가 모니터를 켜자. 큰 목소리로 그를 부르는 코우가미 회장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밝은 표정을 보아하니 절대로 쓸데없는 일이다 저거. 하지만 안 가면 또 한 소리 듣겠지.
회장님. 또 무슨 일로...
글쎄. 잊고 있었다네. 그 중요한걸 말야!! 사토나카!!!!
가져왔습니다.
고토군. 자네가 버어어어어어어스로 다시 태어난걸 축하하는 케이크일세!! 해피 리버스데이 디어 버스!!!
고토는 그 자리에서, 머리를 쥐어뜯었다. 거봐. 거봐. 내가 이럴줄 알았지. 케이크 줄 거라고 했잖아. 그나마 히노한테 케이크 배달 안 보내는게 천만다행인건가.
케이크는 사토나카와 나눠먹게나!! 아 그리고 다테 군 말일세. 수술은 무사히 끝났지만 경과를 봐야한다는것 같다네.
경과를.. 아직 깨어나지 못했다는 겁니까?
호전되고 있다고 했습니다. 곧 깨어나시겠죠.
바이크를 타고. 맨션으로 돌아가면서, 고토는 복잡한 생각에 빠졌다. 다테 씨. 그렇게 괜찮다고 말씀하셨는데. 사실은 못 깨어나시고 계신다니. 이러는게 어딨습니까.
여어 고토쨩-!
다테 씨? 아직 못 깨어 나셨다고...
방금 깨어났습니다-! 어라. 혹시 걱정했...
안했어요. 전혀.
맨션에 도착하자마자 요란하게 휴대전화가 울린다. 오늘 도대체 몇번의 기대가 산산조각나고 있던가. 한참 걱정하고 있던 스승은 느긋하고 태평한 목소리로 자신을 반겼다.
퇴원해서 일본에 돌아가는건 좀 오래 걸릴거같으니까. 고토쨩! 그 사이에 버스에 익숙해져라!
이미 익숙해져 있습니다만.
이야, 진짜 칼같네. 고토쨩만 믿는다?
고토는 그저 대답했다. 버스로서의 자기 자신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잃지 않기 위해. 지켜나가겠다고. 그 대답이 마음에 들었는지. 다테는 호탕하게 웃었다. 깨어나자마자 병실에서 휴대폰을 썼다고 잔소리하는 간호사의 소리가 간간히 들려왔다.
말했잖습니까. 다시 태어난 저는, 강해지겠다고. 그러니까.
지켜봐주세요. 다테 씨.
일본에 돌아오시는 그 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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